202312 수련교육부장 편지 - 여의도성모병원 정성진 수련교육부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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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3-11-29 | 조회수 | 1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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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시대 의사의 역할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수련교육부장 정성진
저는 이미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 이제는 하늘에 보다 가까워진 나이가 되었지만, 병원의 각 분야에서 묵묵히 수고해주시고 있는 인턴선생님들은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길 것입니다. 인간의 수명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이제 곧 120세 시대가 온다고 하니 현재의 인턴선생님들은 앞으로 의사로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수십여 년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길어진 만큼 의사 역할이 어떻게 변할 것이고 미래의 시대가 요구하는 의사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미래를 예상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인간의 역사에서 미래는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변하는 경우도 있었고 반대로 느리게 변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재난으로 문명이 하루아침에 멸망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과학이 발전할수록 예기치 못한 큰 재해들이 기술을 오히려 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자극제가 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COVID-19입니다.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하여 전세계적으로 사회 및 경제 전반에 걸쳐 모든 활동이 위축이 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과학과 기술의 발전도 느려지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COVID-19의 대유행은 관련 기술의 혁신을 앞당겼습니다. 진단기술, artificial intelligence (AI) 적용, 웨어러블 의료기기,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 분야에 있어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습니다. 또한 이전의 precision 및 personalized medicine을 넘어 privatized healthcare system, biohacking, medical tourism 등의 용어도 등장하고 있습니다.COVID-19라는 바이러스 유행이 이와 같은 많은 변화를 촉진하였는데 앞으로도 어떠한 형태로든 기술과 과학의 혁신은 폭발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미래에 없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에 대한 조사 결과들을 보면 거의 항상 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연 의사가 없어질까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의사라는 직업이 없어지기보다는 의사의 역할이 달라질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얼마 전 저는 로봇청소기를 설치하느라 애먹은 적이 있습니다. 심한 노안과 함께 이제는 아무리 보아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설명서 등은 인간의 삶을 여유롭게 하고자 만들어진 로봇청소기를 손쉽게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렸고 아내가 개입하여 성공적인 작동은 이루어졌지만 나 자신에 대해서 큰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machine과 AI 기반의 기술은 더욱 발전하겠지만 machine과 사람 간 접점 과정에서는 연결을 제대로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전통적인 대면 방식의 진료는 아마도 점차 사라지겠지만 AI와 환자 사이를 연결시켜주고 감독하는 일은 결국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곧 레지던트 응시가 곧 있을 예정입니다. 먼저, 모든 선생님의 원하시는 임상과 합격을 기원합니다. 다만 혹시 원하는 임상과에 합격이 되지 않더라도 너무 낙심하거나 좌절하시지 마십시오. 나중에 돌이켜 보면 인생 120년 중 잠시 쉬어가거나 돌아가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어느 임상과를 전공하시든지 간에 선생님들의 머리 속에 잠재해 있는 창의력과 혁신성을 끊임 없이 발굴하여 그것을 접목하시려고 노력하시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예상치 못한 각 분야에서 선생님들이 활약하시게 될 터이고 그러한 모습이 지금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의사상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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