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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 수련교육부장 편지 - 서울성모병원 고현선 수련교육부장
등록일 2023-11-02 조회수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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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9월부터 서울성모병원 수련교육부장을 맡게 된 고현선입니다.

갑자기 쌀쌀해지는 날씨에 2023년도 이제 두 달 밖에 남지 않았고, 엊그제 파릇파릇한 신입생처럼 병원을 찾아온 신입의사 인턴선생님들도 이젠 너무나도 중요한 동료 의사로 잘 커주신 것 같아 기특하고 감사합니다. 언제나처럼 찾아오는 미래를 향한 결정의 시간과, 그 관문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인턴생활을 하면서 하고싶은 과가 더 많아져서 고민하는 선생님도 있고,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지원이 망설여지는 선생님도 있고, 목표는 뚜렷한데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초조한 선생님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1년쯤 재충전을 꿈꾸는 선생님도 계실 것 같습니다. 모든 선생님들이 각자 최선을 다하고 계실텐데, 이 중요한 시간에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잘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환경은 계속 변하고, 특히 의료를 둘러싼 환경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급속도로 변할 때가 많습니다. 앞으로 약 30-40년 동안 더 많이 변하면서 힘든 상황이 생기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잘 버티면서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의사라는 직업은 무슨 과를 선택하든 남에게 도움을 주면서 보람을 찾고, 어느 정도의 경제적 안정도 얻을 수 있는 감사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의대를 지원할 때 가졌던 마음, 의사가 되면서 가졌던 마음, 그리고 지금 의사생활을 하면서 내가 느꼈던 것들을 뒤돌아보고, 나는 어떤 걸 배우고, 어떤 걸 할 때 가장 즐겁고 보람있었나를 생각해보고, 미래를 결정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전공의를 시작한다고 해서 그 과의 끝이 아니고, 대부분의 과들이 세분화되어있기 때문에 거기서 또 본인한테 맞는 것을 충분히 더 많이 찾아갈 수 있습니다. 1지망으로 지원한 과에 안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2지망으로 가서 나중에 더 행복하고 크게 된 선배들도 많습니다. 좋아하는 파트가 여러개라면 선택의 폭을 넓게 가져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일년의 막내의사 생활이 끝나면 선생님들도 선배들이 될 텐데, 지금 힘들고 불합리한 것들을 조금은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선배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나가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나이가 들면서 점점 기득권이 되어가는데, 전공의가 되면 인턴때 힘들었던 것들은 당연한 것이 되고, 전임의, 교수가 되면 후배들이 힘들어 하는 것들에 대해 당연한 것들로 여기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배들의 좋은것만 취하고 나쁜 것은 배우지 말아야 하는데, 그 반대가 더 쉬운 것은 인지 상정이지만, 조금씩 나쁜 것을 버리고 좋은 것을 취한다면, 의사 사회도 좀더 배려있는 사회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만약 지금 힘든 것이 있다면, 기억해 두셨다가 전공의가 되셨을때 하나만이라도 바꾸려고 노력한다면, 우리들의 후배는 조금 더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주 귀하고 똑똑한 인재들입니다. 인턴성적이 생각만큼 잘 나올수도, 잘 안나올 수도 있지만, 인턴을 끝까지 잘 마치는 것만으로 선생님들은 이미 모두 A+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선생님들은 인생의 동료들을 만난 것이고, 그들과 잘 어울리고 적응한 것이기 때문에 A+적응을 한 것입니다. 의대졸업까지 공부만 하다가, 막내의사의 일을 하면서 몸도 힘든데 잘 가르쳐주지도 않으면서 혼나기만 하고, 환자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일도 때로는 있었을 것입니다. 그럴 때 때로는 참고, 때로는 울고, 때로는 항의도 하고, 때로는 서로 위로하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인턴동기들은 전우이기도 하고, 인턴시절 만난 전공의, 스텝 선생님들은 나의 재산이 됩니다. 병원사회는 좁고, 서로 도와야만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인턴성적이 나왔다고 해서 끝난게 아니라, 그보다 중요한 건 지금 매일 만나고 있는 선배, 동기들이 내 미래의 자산이자 동료이고, 병원에서 만나는 직원들이 선생님들 미래의 인맥이자 지원군이 될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 모두 이미 어릴 때 꿈꾸었던 멋진 의사가 되고 있는 중입니다. 의사로써, 교수로써, 수련교육부장으로써, 아직 저도 많이 부족하지만, 젊은 선생님들의 에너지를 받아 저도 함께 성장하고, 후배들이 좋은 의사로 성장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생님들 모두 지금까지처럼, 흔들리지 말고 의사로써의 나의 인생을 꿋꿋이 잘 살아나가시길 응원합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수련교육부장 고현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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