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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 수련교육부장 편지 - 성빈센트병원 계봉현 수련교육부장
등록일 2023-10-17 조회수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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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忍)턴에서 인(仁)턴으로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수련교육부장 외과 계봉현

   턴생활을 한 지도 벌써 반이 지나고 하반기에 접어 들었습니다. 대학생활을 마치고 실제 임상현장에서 바쁘게 이리저리 정신없이 병원을 뛰어 다니면서 생활하고 있을 후배들을 생각하니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합니다. 저는 일년이 넘는 동안 수련교육부장이라는 일을 하면서 인턴 선생님들과 전공의 선생님들에 대해 더 이해하고 더 신경 쓰려고 노력하고자 했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더군요.


  역지사지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물론 그 뜻을 모르는 선생님들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이러한 말이 생활 속에서 어떻게 표현이 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참 부끄럽고 아쉬운 장면들이 많이 있을 것 같네요. 인턴이나 전공의 생활을 하는 동안은 원내의 다양한 직종의 인력들과 만나게 되고 이런 분들과 협력해서 좋은 결과를 도출해내야 하는 것이 의사의 숙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턴 생활을 하면서 시스템의 개선 없이 인턴들의 인력에 의존하여 진행되는 원내의 프로세스를 경험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날로 스마트해지는 세상에서 너무 아날로그 같은 방식이 잔존해 있는 모습에 황당하고 짜증이 나는 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스마트한 세상으로 변한다고 하여 이것이 곧 편하고 바른 세상으로 변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시시각각 변하는 환자의 상태에 대응해야 하고 이를 위해 더 스마트해지기 보다는 더 안전한 아날로그의 방식을 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안목에서도 안전한 아날로그를 택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수련교육부장이 되고 난 후 인턴선생님들과 면담하면서 들은 가장 많은 이야기 중에 하나가 예전부터 이어져 오던 관행에 대한 저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안을 제시한다던가 좀 더 나은 방향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만들자거나 하는 의견을 제시하는 인턴 선생님은 만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저항은 하고 싶으나 참고(忍) 계속 일을 하는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본다면 여러분의 지나가는 한마디, 여러분이 경험한 다른 곳의 스마트한 세상에 대한 생각이 새로운 환경을 떠오르게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여러분의 근무환경이 개선되고 조금 더 발전하는 모습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의 한마디 제안이 여러 근무환경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이런 일들이 축적이 되면서 근무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된다면 여러분의 후배들이 여러분이 만들어 낸 변화되고 발전된 곳에서 생활하며 임상의와 의학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 만들어 준 환경이 아닌 여러분 자신들의 생각으로부터 여러분의 근무환경이 변화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 어떨까요?  


   인(仁)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같은 마음을 가지면서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인턴 생활이 불합리를 참고 일만 하면서 턴을 하는 인(忍)턴이 아닌, 편견 없이 선후배 및 동료, 그리고 타직종의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새로운 발전적인 모습을 도출해 낼 수 있는 그리고 발전적인 근무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仁)턴으로 마무리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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