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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 수련교육부장 편지 - 인천성모병원 김주상 수련교육부장
등록일 2021-11-05 조회수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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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다시 처음의 떨림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오늘 하루 동안 해야 할 일들을 빠짐없이 살피고, 오전 회진을 준비합니다.


밤새 일어난 일들을 확인하고, 급하게 확인해야 할 일들을 빠르게 챙깁니다. 어젯밤 결심했던 ‘좀 더 자상하고 따뜻한 의사로 근무해야겠다’는 생각은 불과 몇 분 만에 사라지고, 여기저기 오는 연락에 급한 불만 끄다 보면 또 하루가 지나가고 저녁때는 피로와 후회만 남습니다.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후배 선생님들에게!
 

2021년 의사 국가 고시를 보자마자, 합격의 즐거움도 즐기지 못할 만큼 빠르게 인턴 모집이 시작되었고, 합격자 발표와 동시에 근무를 시작한 여러분!
그때를 생각하면 그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을 만큼 완벽한 병원의 구성원이 되어 오늘도 훌륭히 업무를 수행해내고 있습니다.


이젠 이런 일들이 익숙해지다 보니, 내가 왜 이런 일들을 해야 되는지 간혹 회의감도 들고, 한편으로는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하는 의문도 들기 시작합니다. 그와 동시에 굳이 예전처럼 애타게 하지 않아도 되는 걸 너무 나 혼자만 애타며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기 시작할 겁니다.

 
2021년 3월 1일 인턴 근무 첫날은 평생에 가장 길고 긴 시간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젠 병원도 한번 바뀌고, 시간도 흘러 10월이 지나 11월에 도착했습니다. 적당한 익숙함과 스스로의 위로에 안주하며 내년 전공의 선택을 앞두고 나니, 갑자기 막막해지고 어찌해야 할지 모를 걱정스러움이 여러분들을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어제저녁의 결심이 무색할 만큼 겨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평생을 결정할 전공을 깊은 고민 없이 결정해야 한다는 게 갑작스러운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늘 생각해오던 임상과가 있어서 확신에 차 있던 사람이나, 몇 가지 중에 고민하고 있던 분들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성적이 남아돌아 뭘 선택해도 될 것 같은 동료나 무엇을 선택해도 떨어질 것 같은 불안함을 가진 동료나 서로가 불안한 건 모두 한 가지입니다. 자기 목표가 뚜렷하고 확고한 후배들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반절 이상은 적당한 유행과 적당한 성적을 고려해서 전공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자신의 적성을 최대한 고려하겠지만요.

 
어떤 과를 선택하던 자신의 목표가 뚜렷한 후배들은 지금의 첫 마음이 변치 않고, 끝까지 유지해서 발전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대부분의 고민은 전자보다는 후자 쪽, 즉 적당한 유행과 적당한 성적을 고려해서 과 선택을 갈등하는 후배들일 겁니다. 이런 경우 유행을 고려해 인기과를 지원하자니 성적이 불안하고, 성적에 맞추자니 약간은 아쉬움과 불안함이 혼재되기 마련입니다. 이런 느낌은 여러분이 의대에 들어올 때도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현재 의사가 되고 인턴이 된 후 1~5점 만큼의 성적 때문에 1~5점 만큼 부족한 의사가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1~5점 부족한 성적으로 앞으로 부족한 전문의가 될 거라 생각합니까? 더 나아가 내가 추구하는 워라벨도 1~5점 만큼 부족할 것으로 생각합니까? 여러분의 가치는 매우 제한적인 도구로 평가되지만 여러분의 가치는 그 몇 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각자의 위치에서 지금껏 쉼 없이 최선을 다해 자기를 발전시킴으로 오늘 여기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제가 여러분이 인턴을 처음 시작할 때 인턴 근무성적을 잘 받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자기 목표가 있는 사람은 오늘 하루도 더 잘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 늘 부족함을 채우려 노력하다 보니 늘 부족했던 하루를 반성하고 후회하게 됩니다. 그래서 늘 부족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겸손해집니다. 그렇지만 목표가 없이 시류에 흔들리는 사람은 오늘 하루만 잘 버티고 무사히 넘기기만 바라는 하루살이처럼 살게 됩니다. 이런 사람은 늘 자신에 관대하고, 나의 하루를 망친 주변에 불만을 품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 여러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여러분이 2021년 3월 1일 첫 하루를 시작할 때는 모두가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했기에 모두가 정말 열심히 하였습니다. 실제로 많은 선배와 동료는 여러분이 일을 시작한 뒤로 훨씬 많은 배려와 격려로 여러분을 도왔습니다. 이젠 그때보다 많은 것들이 익숙해져서 훨씬 잘 할 수 있고, 오히려 더 도울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그때의 첫 마음을 아직도 가지고 있나요? 아니면 오늘 하루만 살 것처럼 ‘오늘도 무사히’를 되뇌며 살고 있나요?

 
미래의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시간이 흐르면 우린 어떤 선택이든 하게 될 것이고, 그 선택은 여러분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그 선택을 운명처럼 잘해서 복권 당첨이 되듯 인생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선택도 지금의 성실하고, 목표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하루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임상과에 합격한다고 그 사람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듯이, 오르지 못할 큰 산처럼 버거운 임상과를 시작하는 여러분들의 미래도, 지금 여러분이 보내는 하루하루에 의해서 시작되고 만들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어떤 선택을 하던 여러분은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소중한 가족이 되었고, 언젠가 우리를 이끌고 가게 될 주인공이 될 거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3월 1일의 첫 마음으로 참 의료인으로 발전하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 어떤 선택을 하던 그 첫 떨림으로 시작하셔서 끝까지 멋지게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수련교육부장 김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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